본문 바로가기

[폐가]살리기

매거진 휴가: 이제부터 괜찮아질 시간이야_ 공사현장스케치 5

다섯째 날: 25일_ 일

느지막한 오후. 점심을 먹고 커피를 한잔 하니 손님들이 오셨다. 오늘은 제주 토박이들이 도와주러 오셨다. 화북, 인제, 봉개에서 한림까지. 제주 사람에게는 가깝지 않은 걸음이다. 여자들은 도배를, 그리고 제주 토박이들은 폐가 1호집의 집을 청소했다. 나뭇잎과 가지부터 집안에 치워도 치워도 나오는 쓰레기들을 많이 정리해갔다. 












어느 순간부터 집의 뼈대와 무너진 돌 벽을 볼 때마다 내 안에서 놀라움도 발견된다. "아. 이런 모습이었구나. 예뻣겠구나 이 집." 이런 생각들이 마음 곳곳에서 들어난다. 

청소하다가 해녀들이 쓰는 물건 하나를 발견했다. 이름은 모르지만, 잠수 할 때 잘 가라앉도록 도와주는 무거운 돌이었다. 누가 이 곳에 살았는지, 무얼 했고 어떤 사람이었는지 이런저런 물건들을 통해 볼 수 있다. 길다란 참기름병, 예쁜 주전자, 해녀의 물건, 그리고 전축들.. 음악을 좋아하고, 예쁜 그릇을 좋아하는.. 여자"



2호집으로 옮겼다. 어여쁜 아가씨들이 흑벽에 창호지를 붙이는 도배작업이 한창이었다. 함께하는 시간내내 너무 좋았던 서울사는 대구여자 혜정언니.








(업로드가 잘 되네요. 사진 순서가 뒤죽박죽 ㅠㅠ)


직접 손으로 풀을 갠다. 풀칠을 기다리는 창호지에 잼 바르듯 사르르 발라서 벽에 붙여주면 벽이 살짝 부끄러워한다. 물을 뿌려주며 수건이나 장갑으로 꾹꾹 눌러주면 좋아라하며 벽과 창호지는 하나가 된다. 



흙집이라 많이 덥다. 등에는 날개가 돋듯 땀이 난다. 






(혜정언니 작업사진_ 작게 쪼르르 붙이면 예쁠것 같아요!)









일을 마쳐야만 했다. 사진만 찍어도 이렇게 허기가 진데, 일하는 언니오빠들은 어땠을까. 

부녀회장님이 두 팔을 겉어붙이셨다.

들어는 보았는가. 강여사님표 다라이 비빔밥!!!



부녀회장님께서 차려주신 밥상.

부녀회장님표 다라이 비빔밥. 우와. 군침군침군침!! 미치겠다!



모두가 즐거운 식사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 이제 3일 남은 이 공사여정. 잘 마무리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