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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휴가: 이제 괜찮아질 시간이야_ 공사현장스케치 6 일곱째 날: 26일_ 월 이상은의 '지도의 없는 마을'이라는 노래를 들으면 한림3리가 생각난다. 조그만 마을 돌담길 아이들 웃으며 놀고 담장 아래 작은 꽃 평화로운 낮잠을 자고 있는바람이 이끄는대로 구름이 가는 길대로 나는야 꿈 따라 헤맸지만가장 아름다운 풍경 그대와 가고 싶은 곳 조그만 마을 오솔길그대에게 물으니 말 해줬지아무런 욕심 없이 그렇게 살고 싶어 그렇게 걷고 싶어 그대와잃었던 거라 생각해도 마음에 행선지만 바꾸면 돼어디에나 있는 곳 어린 시절 함께 살던 곳바람이 노래해주고 별들이 그림 그리지지도에 없는 조그만 마을 비운 만큼 행복하게구름 한 점 없는 하늘 그대와 살고 싶은 곳그대에게 물으니 말 해줬지아무런 욕심 없이 그렇게 살고 싶어 그렇게 웃고 싶어 그대와그대에게 물으니 말 해줬지아무런 욕.. 더보기
매거진 휴가: 이제부터 괜찮아질 시간이야_ 공사현장스케치 5 다섯째 날: 25일_ 일 느지막한 오후. 점심을 먹고 커피를 한잔 하니 손님들이 오셨다. 오늘은 제주 토박이들이 도와주러 오셨다. 화북, 인제, 봉개에서 한림까지. 제주 사람에게는 가깝지 않은 걸음이다. 여자들은 도배를, 그리고 제주 토박이들은 폐가 1호집의 집을 청소했다. 나뭇잎과 가지부터 집안에 치워도 치워도 나오는 쓰레기들을 많이 정리해갔다. 어느 순간부터 집의 뼈대와 무너진 돌 벽을 볼 때마다 내 안에서 놀라움도 발견된다. "아. 이런 모습이었구나. 예뻣겠구나 이 집." 이런 생각들이 마음 곳곳에서 들어난다. 청소하다가 해녀들이 쓰는 물건 하나를 발견했다. 이름은 모르지만, 잠수 할 때 잘 가라앉도록 도와주는 무거운 돌이었다. 누가 이 곳에 살았는지, 무얼 했고 어떤 사람이었는지 이런저런 물건들을.. 더보기
마음의 밑 줄을 긋다: 강지천의 끄적끄적 마음에 밑 줄을 긋다. : 폐가살리기 체험기 이른 점심시간 무렵 한림3리에 도착하여 몇 가지 안되는 짐을 풀고 먼저 와있던 다른 참여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의미 있는 일에 참여를 한다는 설레임 때문인지 인사를 나누는 모두가 반갑고 눈으로 보이는 한림3리에 곳곳의 풍경들이 다채롭게 마음에 들어왔다. 그렇게 반가운 인사가 끝나고 곧바로 오늘 할 일의 대한 순서를 설명해줄 제주페가살리기협동조합원의 한 임원의 짧은 브리핑이 이어졌다. 브리핑의 핵심내용은 “의미있는 일의 동참”이였다. 과연 의미있는 일이란게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갖고 곧바로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천천히 걸어가며 주변 경치를 보다 또 한번 설레임이 일렁이였고, 그렇게 첫 폐가복원1호 집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설레임으로 막연하게 기대했던 진한 .. 더보기
쉬어가기: 깨가 쏟아지는 마을 1P 깨가 쏟아집니다. 솔솔 참깨향이~ 한림3리에 7-8월말에 오면 돌담을 기대어 햇빛을 쬐는 참깨들을 볼 수가 있다. 참깨는 불포화지방산과 메티오닌 등의 필수 아미노산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간기능을 강하게 하며 전신의 건강을 증진시켜준다. 또 항암작용과 고혈압 예방에 효과가 큰 오메가3 지방산이 있고 노화 억제와 천연항생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리그난이 함유되어 있단다. 그래서 동의보감에는 몸이 거뜬해지고 늙지 않고 굶어도 배고프지 않고 무병장수 할 수 있는 환상의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단다. 기운을 돕고 허한 것을 보하여 몸을 튼튼하게 하고 귀와 눈을 밝게 해준다. 신장기능을 강화하여 노폐물을 잘 배설시키고 피로 독소를 해독하여 심신을 가뿐하게 해준단다. 아이고, 이 녀석은 가지.. 더보기
기억에도 집이 있다면: 카페 나리다에 들리다 기억에도 집이 있다면 1-2p : 귀덕1리, 커피 나리다 사장님 인터뷰. 사람과 공간. 그 어울림페인트를 칠하고 곤해 차에서 살짝 잠이 들었다. 너무 잠이 쏟아져 커피를 한잔하러 가는 길이었다. 그냥 그런 흔한 제주의 한 카페를 가겠거니 하고 자다가 일어났는데, 아니 세상에. 내가 도착한 곳은 폐가를 개조해서 만든 집이었다! 단언컨데, 제주에서 지금까지 봤던 카페중에 가장 아름다운 카페였다. 앞뜰과 뒷뜰이 있고, 폐가의 형태와 구조를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뿐만아니라 폐가의 창틀과 문틀을 그대로 이용해 탁자를 만들고 인테리어를 한 것이 가장 눈에 띄었다. 그 옆에도 집이 있었는데 바로 사장님의 집이었다. 안뜨레 뒷뜨레. 제주의 전통이 깃든 곳을 사장님은 쓸곳과 살곳으로 고쳐 살아가고 계셨다. 어쩌다 이런.. 더보기
여기서 뭐해? : 유제석군 인터뷰 인터뷰: 유제석, 여기서 뭐해? 한림3리에 들어오면 패랭이에 썬글라스를 끼고 호피무늬 몸빼바지를 입고 마을을 돌아다니는 한 청년을 만날 수 있다. 3개월전부터 제주에서 제일 작은 마을, 한림3리에 내려와 마을주민이 되기로 작정하고 살고있는 서울에서 온 그. 나와 동갑이라 사이좋게 말을 놓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을분들은 그를 마을에서 썬글라스 끼고 다니는 놈. 인사 잘 하는 놈. 그 어느 개그맨이랑 이름 같은 놈.으로 기억하신다. 무엇이 그를 이곳까지 데리고 왔을까? 대한민국의 끝에서 끝까지 여행하는 삶을 살아가는 그. 그를 만나는 사람마다 궁금해한다. 여기엔 왜 왔는지, 여기서 무얼하는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질문 몇개를 추려서 물어보았다. 인터뷰를 하려고 했는데, 생각이 너무 닮아 또 다시 수다가 되.. 더보기
special 휴가: 수다수다수다 속에서 답을 찾다 special 휴가: 수다수다수다그 속에서 답을 찾다 오픈_손님이 왔다. 대학시절, 말레이시아, 중국, 캠퍼스 곳곳을 함께 누볐던 동지들. 함께 부딧기며 살며 사랑했던, 대학시절, 가장 뜨거웠을 그때 함께 살아가던 사람들. 함께 폐가를 살리러 왔다. 폐가 살리기에 대해서 알고 왔다기보단, 폐가를 살리는 사람을 보러온 손님들. 강릉에서 온 지은과 다혜, 춘천에서온 현우오빠. 그리고 제주에 사는 나. 계획하진 않았지만 어쩌다 폐가살리기 조합장이신 영민대표님도 자리에 함께했다. 거기에 느지막히 함께 참여한 한림3리 이민자 유제석군까지. 서로간의 질문이 오가고 폐가 살리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결국 자신의 속내까지 이야기하는 대화까지. 삶 속에서 '폐가'라는 단어를 연상하며 살기 쉽지 않아 대화가 이 산으로,.. 더보기
오후의 안부: 여긴 어떵옵디가? _한림3리장님 인터뷰 한림3리 이장님. 토박이 한말씀 들어볼쿠꽈?한림3리 이장님 참 좋다. 그리고 참 멋있다. 이장님 댁은 항상 열려있다. 아침에 새벽같이 해가 뜨기전에 밭에 나가셨다가 해가 지면 들어오신다. 죄송해요…죄송해요…매번 말하며 우리는 이장님 댁에서 샤워도 하고 빨래도 한다. 씻고 나오면 사모님께서 육지에서 내려온 복숭아도 깍아주시고 포도도 주신다. 낼름낼름 먹으며 이장님과 사모님과 수다도 떤다. "우린 9시 뉴스 끝나기 전에 자야해. 왜 이렇게 씻으러 늦게와"라고 말씀하시면서도 우리와 늦은 밤까지 담소를 나눠주시며 우리의 온갖 질문에 답도 해주신다. 어느 날은 밤마다 노느라 원고가 잔뜩 밀려서 씻자마자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왜 오늘은 벌써 가?" 하신다. 아 좋다. 이장님 좋다. 얼른 시집가라고 말씀해주시는 사.. 더보기
매거진 휴가: 이제부터 괜찮아질 시간이야_ 공사현장스케치 4 넷쨋날: 24일_ 토새벽 여섯시가 조금 안된시간.눈 비비며 일어나 폐가1호 현장으로 갔다. 오늘 인부들이 오셔서 강관파이프를 설치할 예정이다. 아저씨들이 보다 수월하게 작업하실 수 있도록 파이프라인 주변에 널려진 돌과 쓰레기들을 치우는 작업을 했다. 광주에서 온 길복이와 조합장님께서 고생을 많이 했다. 아, 성현언니와 제석이도. 어제 내린비로 폐가가 축축해졌다. 신기하다. 예전 같았으면 어둑어둑한 폐가를 보며 무섭고 으슥한 기운을 느꼈을텐데, 축축한 느낌밖에 안든다. 벌써 친해져서 그런가. 괜시리 졎은 녀석이 측은해보인다. 파이프라인 잡고 난 후, 길복이가 떠나기 전에 사진을 찍었다. 표정이 괜찮고 포즈가 괜찮은 거는 모두 흔들렸다. 모두가 재밌게 나온 사진에 초점이 뙇... 길복이만 잘나오면 되지뭐.... 더보기
매거진 휴가: 이제부터 괜찮아질 시간이야 3_ 공사현장스케치 셋쨋날: 22일_ 목단비가 내린다. 비가 쉼을 준다. 한림3리가 촉촉해지고 있다. 아침에 집에 쌓인 뜯은 벽지를 정리하고 장판을 다시 돌돌 말아 정리하고, 집 주변의 쓰레기를 태우고 돌아왔다. 아침 작업을 마치고, 아가씨들과 청년들은 다시 그들의 본 집으로 떠났다. 렌터카로 한림3리 사무소 주차장이 채워졌었는데, 두개의 차가 슝 빠지고 나니 뭔가 허전한 느낌을 감출수가 없었다. 젊은 청년들이 작은 마을에 들어와 마을 어르신들께 발랄하게 인사하며 지냈던 시간들이 스쳐지나갔다. 비록 이틀의 시간들이었지만 무언가를 함께 고쳐나갔다는, 그 시간들을 함께 보냈다는 끈끈한 그 무언가가 마음에 남아 헤어짐이 섭섭해졌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당연히 있는 법이지만, 이런 소소한 만남과 헤어짐도 왠지 섭섭했다. 이틀새.. 더보기